[이슈포커스]"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년, 성과와 과제 교차점"

[이슈포커스]"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년, 성과와 과제 교차점"

  • 기자명 정유진 기자
  • 입력 2025.11.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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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문화중심도시 구축 노력에도 지역 문화계와 단절
7천억 원 투입…개관까지 우여곡절
아시아 4대 권역 문화교류 플랫폼 구축
ACC 콘텐츠 확장, 창·제작 대중적 흥행
옛 전남도청 복원…운영 주체 논의 본격화
지역 문화 생태계와 단절, 풀어야 할 과제

 

광주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5일로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정부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구상에서 출발한 ACC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논란을 딛고, 아시아 문화예술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ACC 제공

광주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25일로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2년 노무현 정부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구상에서 출발한 ACC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논란을 딛고, 아시아 문화예술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법적 기반을 마련한 ACC는 2008년 착공 후 2015년 11월 공식 개관했다. ‘빛의 숲’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된 이 복합문화시설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하 25m에 주요 시설을 배치해 역사적 공간을 보존하고 있다.

ACC는 개관 이후 전시, 공연, 교육, 창·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문화예술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방문객 2천152만 명을 돌파하며 아시아 문화예술 교류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총사업비 7천억 원이 투입된 ACC는 개관 전까지 운영 주체 이원화, 예산 부족, 구조적 설계 문제 등으로 수차례 개관이 연기되는 과정을 겪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 부지를 활용하면서 역사 보존과 현대 건축의 조화라는 과제를 안았다. 개관 8주년 기념 야외전시물 ‘10일간의 나비’가 역사적 감수성을 자극해 시민사회와 유족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자진 철거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ACC는 아시아 문화예술의 창·제작과 교류, 확산을 위한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 최근 단일 전시에서 처음으로 20만 명 이상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디어 바바뇨냐’와 ‘이음지음’ 전시는 각각 20만 명 이상을 기록했으며, ‘사유정원’, ‘몰입미감’, ‘애호가 편지’ 등도 1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이건희컬렉션: 피카소 도예전’은 75일간 9만 명 이상을 끌어 모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ACC는 융복합 예술 분야 지원 제도인 ‘ACC 미래상’을 제정해 창조적 예술가를 발굴하고 있으며, 첫 수상자인 김아영 작가의 전시는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이라는 모토 아래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등 4개 권역을 중심으로 문화교류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각 권역별로 전통음악, 문학, 무용,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문화 분야 ODA 사업을 통해 미얀마,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등 개도국의 문화역량 강화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 문화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구축해왔지만 지역 문화 생태계와의 단절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아시아적 콘텐츠는 풍부하게 다뤄왔지만, 광주 고유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반영한 프로그램과 지역 예술인과의 협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문화’에만 집중한 결과 지역 콘텐츠 창제작과 문화생태계 활성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민 주도의 문화 활동과 콘텐츠 소비, 홍보, 기획·운영 참여를 통해 ACC가 지역과 함께 진화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복원 중인 옛 전남도청 공간의 활용도 과제로 떠오른다. 민주주의 상징 공간인 만큼 ACC의 현대적 시설과 조화를 이루며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사용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는 이달 말 완료를 앞두고 있다. 내년 5월에는 ‘민주평화교류원’으로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복원 이후 해당 공간의 운영 주체를 ACC가 계속 맡을지, 혹은 별도 기관으로 분리해 운영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류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광주시민과 지역 문화계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시민들이 ACC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콘텐츠를 소비·확산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죠. ACC 안에서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전당의 정체성도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며 "ACC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획과 운영 과정에 시민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민과 문화계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때 ACC는 진정한 지역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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