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강기정 현 광주시장과 민형배 국회의원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출판기념회를 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지방선거 출정을 알리는 사전행사 성격인 만큼 세 몰이 등 불가피한 장외 격돌이 예고돼 사전 기싸움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할 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광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2월 14일 강 시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에서, 민 의원은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각각 저서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연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행사장에서 지역민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며 민 의원은 오후 3시 북콘서트 형식으로 출판기념회를 치른다.
행사 시간이 정확히 겹치지는 않지만 같은 날 나란히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벌써부터 광주시장 후보군의 장외전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서로를 의식해 지지세 과시 등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강 시장과 민 의원은 자신의 저서에서 광주의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져 책에 담길 내용도 비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상대방을 겨냥한 ‘맞불’행사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양 측 모두 우연히도 같은 날로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강 시장 측 관계자는 "민 의원의 출판기념회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날짜를 확정했다"며 "책 출간과 행사에 집중할 뿐 다른 후보군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 의원 측 관계자도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날짜를 확정했을 뿐 강 시장 측 동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출판기념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같은 날 열린다고 하니 괜히 경쟁 구도로 비춰져 행사 취지가 퇴색될까 봐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강 시장과 올해 실시한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내달린 민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같은 날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어느 행사에 더 많은 인파가 몰릴 지가 지역 정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출판기념회 성황 여부가 내년 지방선거 지지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시장 후보군의 세 결집을 확인해 볼 수 있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필 같은 날 행사를 치러 양측의 장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 측과 인연이 있는 정치 고관여층 등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어느 행사를 먼저 가야 할 지, 괜한 오해를 받지는 않을 지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시민 A씨는 "강 시장과 민 의원 둘 다와 인연이 있다"며 "다행히 강 시장은 하루종일 손님을 맞이하고 민 의원은 주요 스팟 시간대에 행사를 열어 근심은 덜었지만 행여 어느 장소에 먼저 들렸는 지 여부까지도 다른 해석을 낳을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